공유하기

출점 제한·지대 상승에 울던 파리바게뜨, 빵 업계 첫 자판기 도입…돌파구 될까

출점 제한·지대 상승에 울던 파리바게뜨, 빵 업계 첫 자판기 도입…돌파구 될까

[일간스포츠] 입력 2019.07.02 07:00 수정 2019.07.02 07:00

 


출점 제한과 임대료 상승 등으로 정체기를 맞은 파리바게뜨가 국내 첫 벤딩머신(이하 '자판기')을 시범 운영하며 돌파구를 모색한다. 업계는 파리바게뜨의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사상 첫 시도가 사업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한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는 지난달 3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파리바게뜨 자판기 설치 사실을 알렸다. 서울대 총학생회 '내일' 측은 SNS에 "기숙사 지하 식당 뒤편에 파리바게뜨 자판기가 설치돼 테스트 판매 중"이라며 "늦은 시간에도 학우분들이 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틀 뒤에는 "식당 테라스에도 파리바게뜨 자판기를 추가로 설치했다"고 전달했다.   

업계 최초의 빵 자판기지만 갖출 것은 다 갖췄다. 디지털 터치패드 방식의 이 자판기에는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판매되는 동일한 베스트셀링 빵은 물론이고 샌드위치·샐러드·각종 유제품이 입고돼 있다.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고 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냉장 보관돼 신선도가 유지된다.   

[파리바게뜨가 지난달 3일 서울대 기숙사에 국내 최초로 설치한 자판기. 서울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캡처]

[파리바게뜨가 지난달 3일 서울대 기숙사에 국내 최초로 설치한 자판기. 서울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캡처]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SNS로 소식을 접한 서울대 재학생과 동문, 네티즌은 150여 개의 댓글과 200여 개의 '좋아요' 버튼을 누르며 관심을 보였다.

댓글 중 상당수가 '이제 늦은 밤 출출할 땐 이 신문물을 이용해 배를 채우라' '기숙사 다시 들어가고 싶다' '이거 먹으러 서울대 가야겠다' 등 반기는 내용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파리바게뜨의 첫 자판기 등장 소식을 퍼 나른 글들이 속속 올라왔고, 인기 게시물이 됐다.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다. 매장 임대료가 없고 직원도 고용하지 않아 인건비가 들지 않는데 가격대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리바게뜨 자판기는 포인트 적립은 되지만, 카드사나 통신사 멤버십 등에서 제공하는 할인 서비스는 받을 수 없다. 파리바게뜨는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개 사 멤버십 고객의 경우 10% 할인 혜택을 준다. 이 밖에 메뉴와 자판기 설치 위치가 한정적일 뿐 아니라 가격대가 낮고 인기 있는 메뉴는 조기 품절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파리바게뜨 운영사인 SPC 관계자는 1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할인 혜택 등은 여러 연동 작업이 필요한데, 아직 외부 시스템과 연결되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아직은 테스트 단계라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자판기 두 대가 모두 서울대에 위치한 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대에 2009년 개관한 SPC 농생명과학연구동이 있고, 이곳에서 산학 협력 연구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며 "테스트 장소를 모색하던 중 그룹과 연이 있고 의사소통이 원만한 서울대가 선정됐다"고 말했다.  

업계는 파리바게뜨가 자판기 시범 운영을 거쳐 확대 절차를 밟을 것으로 내다본다. 파리바게뜨는 국내 1위 제과 프랜차이즈다. 그러나 2013년 제과점업이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전년 대비 2% 이내에서만 신규 출점이 가능하고, 인근 중소 제과점 500m 이내에는 매장을 낼 수 없다. 파리바게뜨는 규제 여파로 2015년에서 2017년까지 매장이 각각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SPC그룹은 성장 속도가 완만해진 파리바게뜨의 외형을 키우기 위해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톈진에 베이커리 공장을 준공하는 등 활로를 모색 중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 글로벌 비중 50%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렇다고 국내시장을 내려 놓을 순 없다. 여전히 파리바게뜨는 한국 1위 제빵 프랜차이즈다.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들고 관리도 수월한 자판기 보급 확대로 파리바게뜨의 국내 장악력을 계속 유지해 나갈 수도 있다. 실제 최근 국내 유통 업계는 비용이 많이 드는 오프라인 매장 대신 벤딩머신을 도입하는 추세다.  

 SPC는 자판기 확대 여부에 대해서 일단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파리바게뜨 자판기가 확대될지 여부는 결과를 살펴봐야 할 것으로 안다. 아직 테스트 단계로 확장 여부를 논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며 "자판기를 설치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반응이나 판매량 등이 전달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공유하기
등록자

S&V

등록일
2019-09-26 21:53
조회
1,874